4. 자기 결정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SDT)
요즘 내가 느낀 행복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 남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내 삶을 선택하고 통제하고 있다는게 느껴질 때.
- 타인과의 깊은 관계에서 생기는 유대감과 친밀감을 느낄 때.
- 일상 속 감사함을 느낄 때.
- 내가 유능하다는 생각이 들 때.
내가 행복한 순간, 조건들을 살펴보니 사회심리학 이론 중 자기결정성 이론과 놀랍도록 닮아있었다.
자기결정성 이론이 무엇인가?
자기결정성 이론에서 다루는 중요한 개념은 동기이며, 동기는 내재적 동기, 외재적 동기로 구분한다.
동기란 무엇인가? 동기란 각성 상태이며, 유기체의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생리적 에너지로 정의한다. 내재적 동기란 활동 그 자체의 즐거움이나 흥미에서 유발되는 동기다. 활동 그 자체가 보상이며, 그 요인은 만족감, 호기심, 도전감, 즐거움, 뿌듯함이다. 외재적 동기란 외부 요인에 의해 유발되는 동기다. 외부 요인에는 금전적 보상, 점수, 처벌, 인정, 지위 획득 등이 대표적이다.
자기결정성 이론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인간의 세가지 욕구 충족이 내재적 동기를 강화시킨다.
- 내재적 동기로 행동을 수행할수록 심리적 만족감이 올라간다.
인간의 세가지 욕구가 충족될 수록 임의의 활동 자체에서 흥미와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실현한다.
인간의 세가지 욕구가 무엇인가?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으로 설명한다. 자율성이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고 느끼는 상태다. 유능성이란, 도전과제를 효과적으로 성취하고, 그럼으로써 능력을 발휘한다고 느끼는 상태다. 관계성이란, 타인과의 깊은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상호 지지받는다고 느끼는 상태다.
위 욕구는 각각 이는 남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내 삶을 선택하고 통제하고 있다는게 느껴질 때. 내가 유능하다는 생각이 들 때. 타인과의 깊은 관계에서 생기는 유대감과 친밀감을 느낄 때. 항목과 일치한다.
주요 의문점
주요 의문점은 다음과 같다.
-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는 양립 불가능한가?
- 두 동기는 어떤식으로 상호작용하는가?
- 언제 내재적 동기가 손상되는가?
- 언제 내재적 동기가 강화되는가?
- 외재적 동기로 시작한 활동이, 언제 내재적 동기로 전환되는가?
- 자기 결정성 이론의 비판과 한계는 무엇일까?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는 양립 불가능한가?
내재적 동기로 행동을 수행하던 사람에게 외적인 보상을 주어지면 내재적 동기가 손상된다는 실험 결과가 존재한다. 그러나 활동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고, 활동에서 나오는 외적 보상을 얻는 것에서도 만족감을 얻는 사람도 있다. 외재적 보상이 없다고 해서 내재적 동기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두 동기는 따로 분리해야 하며, 서로 상호작용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언제 내재적 동기가 손상되는가? 언제 내재적 동기가 강화되는가? 외재적 동기로 시작한 활동이, 언제 내재적 동기로 전환되는가?
언제 내재적 동기가 손상되는가?
인간의 세가지 욕구가 충족될 수록 내재적 동기가 강화된다. 반대로, 이 세가지 욕구가 침해될 수록 내재적 동기가 손상된다.
자율성이 침해될 때 내재적 동기가 손상된다. 어떨때 자율성이 침해된다고 느낄까? 본인의 선택이 외부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때 느낀다. 예를 들어, ‘이 과제 후 보상을 주겠다.’고 명시하며 수행을 강제하거나, 감시가 동반될 때 흥미가 약화된다. 또한 피드백이 “해야 한다(must)”, “해야만 한다(have to)”와 같을 때 자율성이 압박되며, 동기를 감소시킨다.
유능성이 침해될 때 내재적 동기가 손상된다. 어떨때 유능성이 침해된다고 느낄까? 과제가 너무 어려워 무력감을 느끼고, 실패 경험이 반복되면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내재적 동기가 감소한다.
관계성이 침해될 때 내재적 동기가 손상된다. 어떨때 관계성이 침해된다고 느낄까? 대화와 반응이 전혀 없는 거절 상황은 내재적 동기를 가장 크게 감소시켰다는 실험 결과가 존재한다. 이는 관계성 욕구 침해로 해석된다. 관계성이 침해될수록 외로움, 불안감을 증가시키며 행동을 회피하는 심리 반응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외부적 동기에 집중하게 되면 내재적 동기가 손상될 수 있다. 보상이 너무 과도하거나, 예측 가능할 때와 같다. 예를들어, 반복적으로 성과 보너스가 지급되면 활동 자체의 흥미보다 보상 획득에 집중될 수 있다.
언제 내재적 동기가 강화되는가?
인간의 세가지 욕구가 충족될 수록 내재적 동기가 강화된다.
학습 과제의 주제를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고, 강제하지 않는다면 자율성이 증가한다. 즉, 내재적 동기가 올라간다.
보상이 유능성을 충족시키는 긍정적 정보일 때 내재적 동기가 증가한다. 예를들어, ‘훌륭히 해냈다. 대단하다.’ 등의 칭찬은 유능성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타인과의 안정적인 유대감을 맺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되며, 내재적 동기가 발현될 가능성이 증가한다.
외재적 동기로 시작한 활동이, 언제 내재적 동기로 전환되는가?
활동이 개인의 가치·목표와 일치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후 자율성·유능성·관계성이 지지되는 환경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이라는 즉각적인 보상이 계속 제공된다면 내재적 동기가 더욱 강화된다. 이후엔 활동을 끊기지 않고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몰입이 아닐까?
자기 결정성 이론의 비판과 한계는 무엇일까?
일부 연구에서는 자율성 지원이 비서구권에서 동일한 긍정적 효과를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집단적 가치 내면화가 더 큰 동기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동기와 실제 학습·성과 간의 인과관계가 항상 명확하게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항상 학습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자율성 증진이 항상 실용적이거나 실행 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정 상황에서는 외부 보상이나 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
[!NOTE] NOTE{title} 자기 결정이론의 선구자인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플래스트(Richard Flaste)는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외치는 것과는 달리 “동기부여 기법이나 자율성 확보 기법 따위는 없다”고 단언한다. 동기부여는 기법이 아니라 내면에서 와야 하며, 자신을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결심에서 부여된다는 것으로 외부적인 방법으로의 동기부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주장한다.
칭찬에 대하여
누가 누군가에게 어떤 칭찬을 해주냐에 따라 칭찬받은 대상의 외재적 동기가 강화될 수도 있고, 내재적 동기가 강화될 수도 있다. 그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는가?
칭찬을 어떻게 해주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과정을 중심으로 칭찬해주는가? 인물 또는 결과를 칭찬해주는가? 칭찬에 통제적 요소가 포함되었는가?
- 인물 칭찬은 개인이 통제 불가능한 능력, 재능을 칭찬해주거나 결과를 칭찬해주는 행위다. 이는 지양해야겠다고 느낀다. 그 이유는, 통제 불가능한 부분을 칭찬해주면 실패할 때 부담감이 생겨 도전을 회피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과정 칭찬은 개인이 통제 가능한 노력, 전략, 구체적인 과정을 칭찬해주는 것이다. 이런 칭찬은 내재적 동기를 강화한다.
- 통제적인 칭찬은 자율성을 침해해 내재적 동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 예를들어, “일기 쓰기를 잘했어요. 매일 이렇게 정갈하게 써야해요”는 통제적 요소를 포함한다.
칭찬의 진정성, 구체성, 빈도, 타이밍, 칭찬을 받는 사람의 성향, 자존감 수준, 발달 단계에 따라 또 다를 수 있다..
내재적 동기를 강화하는 칭찬 👍 | 외재적 동기로 변질될 수 있는 칭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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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과 노력을 칭찬 (예: “정말 열심히 했구나!”) | 결과와 재능을 칭찬 (예: “너 천재구나!”) |
구체적인 행동을 칭찬 (예: “이 부분의 색 조합이 창의적이야.”) | 막연하고 포괄적으로 칭찬 (예: “잘했어.”) |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 (예: “네 설명 덕분에 쉽게 이해됐어.”) | 통제하거나 조건을 다는 방식 (예: “잘하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해.”) |
진심을 담아 예상치 못하게 칭찬 | 의무적이거나 상투적인 칭찬 |
성장과 변화에 초점 (예: “지난번보다 훨씬 나아졌네!”) | 고정된 능력에 초점 (예: “넌 원래 잘하잖아.”) |
결론은 무엇인가? 칭찬은 굳이 빈말로 할 필요는 없다. 내가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느꼈을 때, 그 노력이나 구체적인 과정을 칭찬해주면 되겠다.
그리고 이를 의식하지 마라. 칭찬 일기를 써보면서 체화를 하고, 대화할 땐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오는게 베스트겠다.